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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산야에는 대략 1천여 종의 나무가 숲을 이루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거대한 몸집과 왕성한 생명력으로 숲의 왕좌를
차지하고 있는 나무 중에 하나가 참나무랍니다.
예부터 우리 산에는 참나무가 흔히 자랐고 여러 가지 쓰임새가 많아 선조들은
‘진짜나무(眞木)'란 뜻으로 참나무란 이름을 지어 주었어요. 그러나 식물학적으로
참나무란 나무는 존재하지 않아요. 참나무과(科), 참나무속(屬)이란 말은 있어도 우리에게 너무나도 익숙한 참나무라는 이름을 가진 나무는
없답니다.
보통 상수리나무, 굴참나무, 졸참나무, 떡갈나무, 갈참나무, 신갈나무
등 6종의 나무를 합쳐서 편의상 참나무라고 부를 뿐이예요.
참나무의 열매인 도토리는 배고픔을 달래주는 귀중한 식물로서 각광을 받아왔는데, 봄 가뭄이 들기 쉬운 5월 무렵에 꽃이 피어
서로 교배해요. 햇빛이 쨍쨍한 맑은 날이 계속되면 수정이 잘 되어 가을에 도토리 풍년이 들고, 반대로 교배시기에 비가 자주 오면 벼농사는 풍년이
들어도 도토리는 흉작이예요. 따라서 가뭄이 들어 벼농사가 흉작인 해에 도토리는 귀중한 식량이 되어주었답니다. 조선왕조실록에는 선조
27년(1594) 비변사에게 아뢰기를 ‘굶주린 백성을 구제하는 일은 쌀이 모자라면 초목의 열매로도 굶주림을 구제할 수 있으니 도토리가 가장
요긴합니다’라는 내용이 있어요.
상수리나무 열매는 상수리, 이 밖의 참나무 열매는 도토리라고 예부터 따로 구분하였다는 주장이
있는데요, 참나무 열매들은 모양이 자기들끼리도 비슷하여 전문가가 아닌 사람들이 엄밀하게 구분해 내기란 매우 어려워요. 따라서 특별히 상수리나무 열매만을 상수리라 하지는 않고 참나무 열매를 통털어서 도토리 혹은 상수리라고
했답니다.
■ 이름도 쓰임새도 다양한
참나무
상수리나무와 굴참나무는
잎이 좁고 긴 타원형이고 가장자리에 짧은 침 같은 톱니가 있다. 이 침은 엽록소가 없어서 회갈색이다. 상수리나무의 잎 뒷면은 연한 녹색이고
껍질은 세로로 약간 깊게 갈라지나 코르크가 발달하지 않았고, 반면 굴참나무는 잎 뒷면이 희끗희끗한 회백색이고 코르크가 두껍게 발달한다. 또
상수리나무와 굴참나무는 올해 꽃이 피고 내년에 열매가 익으나, 다른 참나무들은 꽃이 핀 바로 그 해에 열매가 익는다. 졸참나무는 잎이 참나무 종류 중에서 가장 작으며 잎자루가 있다. 잎은 달걀 모양이고 가장자리에
안으로 휘는 갈고리 모양의 톱니가 있다.
갈참나무는 잎이 크며 잎자루가 있고, 가장자리가 물결 모양이거나 약간
부족하다. 신갈나무와 떡갈나무는 둘 다 잎이 크고 잎자루가 없으며, 잎의 밑 모양이 사람의 귓밥처럼 생겼다. 이
중에서 떡갈나무는 잎이 특히 크고 두꺼우며 잎의 뒷면에 갈색 털이 있다. 그러나 신갈나무는 잎에 갈색 털이 없고 두께가
얇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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