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생태, 기행/기행, 답사

<환생교 - 습지연수> 4일째

두메풀 2008. 1. 24. 17:59

습지연수 4일째,

1월 6일 일요일입니다.

 

천혜의 갯벌인 강화도를 접고

우리는 재앙의 현장인 태안 바다에 나가 기름 제거작업을 하기로

일정을 변경했습니다.

 

전날 저녁 숙소에서

서산태안 환경운동연합의 국장님으로부터

기름 유출 사고가 있던 날부터

지금까지의 경위를 들었습니다.

 

풍랑주의보가 내린 그날

기상상태가 대단히 안 좋은데도 크레인을 무리하게 운행한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 하셨다.

날씨가 안 좋으면 섬에 들어갔다가도 못 나오는 건

우리도 다 알고 겪는 사실인데...

 

그 이면에는 또 돈 문제가 있었다.

크레인을 하루 묵히면 4,000~6,000만원의 손실을 입는단다.

그러니 무리하게 운행을 했다고 한다.

 

또 선박이 2중으로 되어있었으면

이번 정도의 사고에는 손실을 크게 줄일 수 있었을 것이라는 얘기도 하셨다.

 

또 오일펜스를 칠 때도 유조선을 완전히 감싸면서 원형으로 쳐야하는데

그냥 유조선 양쪽을 '-'자로 치고 말았단다.

 

참 어이가 없었다.

무슨 애들 장난도 아니고...

 

...말씀하시던 그 국장님은 "지금도 생각하면 무섭다"고 하시면서

눈물을 흘리시고

가슴이 벅차올라 말씀을 차마 잇질 못하셨다.

 

우리 일행들도 모두 가슴이 미어졌다.

분위기가 숙연해졌다.

 

크레인의 주인은 삼성중공업이다.

우리나라의 대표 기업이라는 삼성이다!!!

 

요즘 우리는 중국제품 안 쓰면서 살기 어렵듯

삼성 제품 하나도 안 쓰면서 살기 어려운 현실이다.

바로 그 기업이 비자금을 수 조원씩 조성해 헛짓이나 하고있고

이번에도 한겨레를 제외한 모든 신문사가 취재 과정 중

삼성으로부터 숙식 제공을 받았단다.

그러니 그 언론이 제대로 실상을 보도 했겠나.

 

아닌게 아니라 연수를 끝내고

집에 와 언론을 살펴보니

가해자 삼성에 대한 언급이 거의 없었다.

꿀 먹은 벙어리들!!!

 

그 뒤 태안 주민 3명이 세상을 등졌다.

얼마나 살길이 막막하셨으면

제 몸에 기름을 붓고 불지르고

독하디 독한 제초제를 마셨을까.

 

그 서민들에게 삼성이 한 것은

아무말도 없다가

사람 죽여놓고 이제야 미안하다는 말뿐이다.

파렴치한들~~

 

아! 삼성 제품 안 쓰고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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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제가 찍은 사진은 한 장도 없습니다.

기름 제거 작업하는데 사진기를 만질 수 없어서요.

공식 기록자에게 찍힌 사진 몇 장뿐.

 

해안은 겉으로는 많이 회복된 듯 했습니다.

그러나 자리잡고 모래를 걷어내자 시커먼 기름 자국이 여전했습니다.

주민들의 가슴 속이 이런 빛깔일 것입니다.

 

작업을 하면서 얼굴에는 땀이 났고

눈시울이 뜨거워졌습니다.

가슴은 먹먹해졌습니다.

 

사람이 만든 재앙을

다시 사람이 닦아내고 있었습니다.

다시 사람이 희망의 씨앗을 뿌리고 있었습니다.

 

한참을 닦아내다

자리를 옮겨 긁어내니

시커먼 타르 덩어리가 쏟아져 나왔습니다.

"아, 유전이다."

누군가의 이 말에 기쁨과 슬픔이 한꺼번에 밀려왔습니다.

 

......

 

하루종일 기름 제거 작업을 하면 얼마나 할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