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뉴스 | 산맥 아니라 대간, 정맥으로 | |
"'∼산맥(山脈)'은 일제 잔재로 '대간(大幹)' '정간(正幹)' '정맥(正脈)'으로 사용해야 합니다." 국토지리정보원 배우리(66) 중앙지명위원(한국땅이름학회 명예회장)은 24일 '백두대간'이란 논문에서 "우리 조상들은 산맥이 아니라 산줄기ㆍ지맥(地脈)이란 말을 많이 써왔는데 일제때부터 '∼산맥'이란 이름이 우리말로 굳어졌다"고 주장했다. 배 위원에 따르면 조선시대 문헌에는 우리나라의 산줄기를 각각 1개의 대간(大幹)과 정간(正幹)ㆍ13개의 정맥(正脈)으로 정의하고 있다는 것. 동해안ㆍ서해안으로 흘러드는 강을 양분하는 큰 산줄기를 '대간' '정간'이라 했고, 그로부터 갈라져 각각의 강을 경계지은 분수산맥(分水山脈)을 '정맥'이라 했다. 그러나 일제가 산줄기를 우리처럼 지형(地形) 개념이 아닌 지질(地質) 개념에서 그었기 때문에 이 땅의 산줄기 이름이 우리의 정확한 지형을 보여주는 '∼대간', '∼정맥' 식에서 '∼산맥'식으로 통일돼 붙여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조선초 우리 지도에는 '산자분수령'(山自分水嶺ㆍ산이 분수령으로 산은 물을 넘지 못하고 물은 산을 건너지 않는다)은 원리가 반영돼왔는데 '∼산맥'식으로 표시된 일본식 지도에는 산줄기가 강ㆍ하천을 그냥 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논문에서 10여년 전 한강탐사 경험도 소개하면서 "한강(남한강) 본류를 따라 뗏목탐사를 한 결과 물은 산줄기를 넘지 않는다는 상식에도 한강이 지도상에 보면 큰 산맥을 2개나 넘는 등 모순투성이었다"고 밝혔다. 특히 배 위원은 북한의 경우 지리 용어로 `산맥' 대신 `산줄기'란 말을 사용하며 북한 지도에는 '∼산맥'식의 이름이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일본이 백두대간에 자기들 입맛대로 새로 붙이거나 바꾼 말로, '가리왕산'(加里王山→加里旺山), '천왕봉→천황봉'(天王峰→天皇峰) 등을 소개하기도 했다. 배 위원은 "광복 60년이 되는 지금까지도 일제잔재의 이름을 이 땅에 남기고 있다는 사실은 너무도 부끄러운 일"이라며 "혼란이 일어나지 않는 선에서 지명정비 작업이 차분히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 연합뉴스/서울=박상돈 기자 > | ||
2005.05.25 입력 신재희기자 < jhshin@foa.go.kr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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