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이 땅의 참 주인/나무

왜 붉은 열매가 많을까

두메풀 2005. 11. 4. 09:06
[국립수목원 이유미 박사의 가을 열매이야기] 왜 붉은 열매가 많을까?
  
     
 


가을이 되면 나무나 풀들은 저마다 특색있는
열매를 열고 익어갑니다.


보라색 작살나무는 색깔이 특별하고,
누리장나무는 자줏빛과 까만 열매의 조화가 멋지게
어울어집니다.
하지만 뭐니뭐니 해도 가을 열매엔 빨간색이
많답니다.


지금 당장 산으로 가면 백당나무, 팥배나무,
화살나무, 이노리나무, 보리수나무, 청미래덩굴,
매자나무, 산앵도나무 …

국립수목원 이유미박사가 들려주는 가을 숲 이야기
속으로 함께 떠나볼까요?

 
  ■ 붉은 열매가 많은 이유는?

우선 붉은 색은 눈에 아주 잘 띄는 색깔이다.
특히 단풍이 들기 전이나 자금우나 백량금, 상록수처럼 잎이 초록색인 경우는 빨강과 초록은 보색대비이다. 이런 붉은색은 사람의 눈 뿐 아니라 새들의 눈길도 확실하게 끈다. 흔히 투우를 할 때
붉은색의 천을 휘날리지만 사실 소는 붉은색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다고 하는데 새들은 사람처럼 붉은색을 아주 선명히 잘 본다. 식물의 입장에서는 열매를(씨앗) 멀리 멀리 퍼트려주어야하니
이를 도와줄 새에게 잘 보여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 새에게 먹혔던 씨앗의 싹이 더 잘 튼다.

붉은 빛깔로 어서 먹으라고 새들을 자극한 열매들은 새에게 삼켜지고, 대부분의 씨앗은 소화되지 않은 채 배설된다.
어떤 나무는 열매가 그냥 나무 밑에 떨어져 씨앗이 잘 발아되지
않지만 새에게 먹히면 그 몸 속을 통과하면서 씨앗에 묻어 있던 발아억제 물질이 없어지거나, 혹은 모래주머니에 씨앗 껍질이
깎여 쉽게 싹이 트는 경우가 있다.

씨앗과 섞여서 배출된 배설물은 그 씨앗이 자라는데 필요한 양분 역할을 하기도 한다.
 
     
 
가을에 붉은 열매가 많은 것은 사실이나 사람의 시선에 잘 띄기
때문에 실제보다 더 많은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산새들을 유혹하는 가을 붉은 열매의 구애처럼 오묘한
자연의 섭리는 이 가을의 산야를 더욱 아름답고 신비롭게 만드는
것이다.
 
     
 
<이유미 - 광릉숲에서 보내는 편지에서 일부 발췌>
 
     
2005.11.04 입력
산림청 정책홍보팀기자 < foanews@foa.g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