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는 생태마을을 꿈꾸는 최종수 신부가 운영하는 진안에 있는 숲속 농장에 다녀왔다
최신부와 오래전부터 인연을 맺고 있는 김정식로제 형님이 가자고 하여 운전기사 노릇을 해주며
멀고도 험난한 길을 돌아 숲속 마을에 도착하니 벌써 어둠이 깔리고 있었다.
어느 소속 수녀님들인지는 까먹었는데 9분의 수녀님들이 농장 일을 도와주러 와 있었다
나이가 드신 수녀님과 앳된 얼굴의 수녀님들이 뒤 섞여 있었는데 과거 몸담고 있는 수녀원과는 생각과 이념이 너무 달라
따로 독립하기 위해 나오신 수녀님들이라고 하신다.
수녀님들과 농장식구들이 방에 빙 둘러앉아 저녁 미사를 드렸다.
분위기가 너무 엄숙하여 감히 사진을 찍지 못하였는데 아쉬움으로 남는다
초대교회의 모습이나 우리나라 초대 신부님들이 미사를 집전하던 모습이 연상된다.
또 시골에서 교회 다니던 당시 조그만 다락방에 모여서 기도하고 찬송하던 시절도 연상되었다.
미사가 끝나고 수녀님들은 침소로 돌아가고 농장에 살고 있는 남정네들과 우리 일행은 원두막형 나무벤치에 둘러앉아 엄숙한 모습으로 다과회를 가졌다. 술은 막걸리 안주는 토끼탕에 술잔은 정종잔 크기의 토기잔이다. 조그만 잔으로 술을 마시자니 성은 안차지만 나중에 일어설때는 멀쩡한 정신으로 일어설 수 있어 그곳 술잔이 왜 이리 작은지 깨닫게 되었다. 술취하면 아침에 일할 수 없으므로 그렇게 작은 잔으로 술잔을 주고 받은 것이다.
날씨가 흐린탓에 달은 보이지 않았지만 시원한 계곡의 바람에 모기와 날파리가 전혀 모습을 보이지 않아 인상적이었다. 안성 우리 농장보다 더 낮은 지대인데도 날파리가 전혀 달려들지 않는것이 참으로 신기했다.
찜질방에서 깊은 잠을 자고 아침에 일어나 식사후 수녀님들과 블루베리 따는 작업을 도와주려고 했더니 어제밤에 다친 부제님 병원에 좀 데려다 주라고 하셔서 전주 병원에 다녀왔다. 내년 봄에 남미로 선교활동을 떠날 젊은 부제님이 어제밤에 발을 헛디뎌 발을 삐었는데 발목뼈가 부러지는 등 상태가 좋지 않아 응급처치만 하고 다시 농장으로 돌아오니 수녀님들은 블루베리따는 일을 다 마치고 귀소 준비를 하신다.
우리는 점심까지 얻어먹고 느긋하게 수녀님들이 따 놓은 블루베리를 선물로 얻어서 안성 우리 농장으로 향했다.
내가 한 일이라고는 부제님 치료를 위해 전주에 다녀온 일이 전부인데도 무엇인가 도움을 준것 같아 한편으로 뿌듯했다.
그곳 농장 식구라고 해봐야 신부님을 제외한 두 가족이 전부인데 그나마 한 사람은 가족도 없이 혼자 사는것 같았다.
그들이 산에서 사는 이유는 우리손으로 우리 먹거리를 생산해 보기 위해서 인데 아직은 고정적인 수입이 없어 고전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산에 블루베리도 심어놓고 된장과 간장을 담아놓고 여러가지 효소도 많이 담아 놓았는데 그것들이 언제 수입과 연결될지.. 그리고 그런 생활을 하기위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그 협동 농장에 들어와 살른지 아무것도 모르지만 그들은 묵묵히 그 일을 해 내고 있다.
읍내에 볼일이 있다면서 단정한 개량한복차림으로 나서는 그곳의 유일한 부부인 막달레나 자매님은 오는 식구들 매끼 챙겨 먹이느라 바쁘지만 얼굴에 전혀 구김살이 없이 당당한 모습이다. 그러니 남편과 함께 그 산속에 들어와 살고 계신게지
아무튼 그들 부부와 신부님의 바램대로 그곳 농장이 계속 번창하여 우리나라 미래의 먹거리가 보다 건강하고 풍요로와 지길 바랜다
효소 공장
황토방
살림집 앞 에 심어놓은 블루베리 오고가면서 따먹는 재미가 쏠쏠 합니다.
집 근처에 호수도 있고요 한가할때는 그곳에 낚시대 드리우면 세상에 바랄게 없겠더군요
장독대와 지하저장고 전경 .. 내가 꿈꾸는 농장에도 이런 멋진 장소를 만들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드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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