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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열린전북] 2013년 9월호 - 더워지는 한반도, 우리의 선택은?

두메풀 2013. 9. 17. 12:29

 

 

 

 

 

 

열린전북 20139월호

 

[자연과 생태이야기 24]

더워지는 한반도, 우리의 선택은?

- 경고! 다음은 퇴장?

 

서광석(남원생태학교)

 

 

지구의 경고 : 폭염, 전력 수급 비상, 방사능 오염

요즘 사는 일이 녹록지 않다. 올 여름 종잡을 수 없는 장마와 폭염이 이어졌다. 여러 학교에서는 폭염으로 개학을 연기하기도 했다. 장마는 기상 관측 이래 가장49일 동안 이어졌다. 울산은 최고 기온이 40에 육박해 기상 관측 이래 최고기온을 기록했다. “기상 관측 이래 처음으로 하루 최저기온이 30를 넘는 초열대야도 기록됐다. 온종일 무더웠다가 갑자기 소나기가 쏟아지는 일도 잦았다. 가까운 지역인데도 날씨에 큰 차이를 보여 기상청은 혼쭐이 났다. 제주도는 기상 관측 이래 최악의 가뭄에 시달렸다. 날씨관련 신조어도 많았다. 반쪽 장마, 띠 장마 그리고 최장 열대야까지. 렇다. 한반도의 기후가 심상치 않다. 점점 아열대 기후로 변하고 있다.

또한 연일 폭염이 계속되는 가운데 순간 최대전력수요가 역대 최고치를 경신해 전력수급 경보가 발령되곤 했다. 예전엔 냉방기를 틀어놓고 여름에도 넥타이를 매고 근무하던 공무원들이었는데, 올해는 냉방기를 끄고 대신 반팔 와이셔츠에 부채나 선풍기로 더위를 이겨냈다. (넥타이를 맨 사람은 매지 않은 사람보다 3나 덥게 느낀단다.) 심지어 공공기관에서는 실내 형광등도 끄고, 승강기 운행도 줄여 계단으로 오르내리기도 했다.

한편, 20113월에 사고가 난 후쿠시마 핵발전소에서 최근 방사능 오염수가 바다로 유출돼 일본산 식품에 대한 소비자 우려가 커졌다. 이래저래 2013년 대한민국의 여름은 숨 가쁘다.

 

기후변화와 생물다양성

지난 100년간 세계의 평균 기온이 0.74상승한 반면 우리나라는 1.5나 상승했다. 거의 2배나 된다. 평균온도 1도의 변화는 엄청난 것이다. 목욕탕의 온탕은 40, 열탕은 43. 3차이다. 물 온도가 3올라가면 따뜻하던 온탕이 열탕이 된다. 지구 평균기온이 3.5오르면 생물종의 40~70%가 멸종한다고 한다.

강원도 동해안에서 가장 많이 잡히는 물고기는 명태였다. 하지만 바닷물 온도가 높아져 더 이상 명태가 안 잡혀 이제 대부분 러시아에서 수입해서 먹는다. 제주도와 남해안 연안에서는 아열대 어종이 나타나고 있다. 하얀 북극곰과 뒤뚱뒤뚱 걷는 남극의 펭귄도 이대로 가다가는 못 보게 될 날도 멀지않았다. 기후변화로 해수면이 올라가 남태평양의 투발루라는 나라는 아예 지구상에서 사라져가고 있다.

 

 

온난화를 막는 우리의 행동들

망설일 여유가 없다. 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해 가정과 사회 곳곳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매우 많다. 이면지를 버리지 말고 쓰자. 온수를 적게 쓰자. 비데 전원도 안 쓸 땐 끄자. 3R, 곧 줄이고(reduce) 재사용하고(reuse) 재활용하자(recycle). 내가 시원하고자 켜는 냉방기, 그 냉방기 실외기에서 나오는 더운 열기가 지구를 더욱 더 덥게 만들고 있다는 불편한 진실을 놓치지 말자. 나의 탄소발자국을 확인하자. 가능하면 지역에서 생산한 물품을 구매하자.

탄산가스를 내뿜는 자동차를 일주일에 한 번 쉬게 하자. 자동차 대신 대중교통을 이용하게 만들고, 도시 안에서 자전거를 타고 다니도록 자전거 전용 도로를 만들자. 저 멀리 있는 4대강 자전거도로가 중요한 게 아니다.

 

전등 안 꺼도 좋으니 고기를 먹지 말라고?!

에너지를 아끼기 위해 전등스위치를 끄자. 그런데 나는 스위치를 안 꺼도 좋으니까 고기를 먹지 말라고 말해. 왜 그러냐고? 소고기 1kg을 만드는 데 쓰이는 에너지로 형광등을 3개월이나 켜 놓을 수 있다. 그것도 24시간동안 말이야. 사람이 있건 없건, 형광등을 24시간 켜놓고 있다면 누구나 낭비라고 생각하겠지. 하지만 고기를 너무 좋아하는 것을 가지고 기후변화를 걱정하는 사람은 별로 없단다. 소고기 1kg을 만드는데 쓰이는 에너지로 자동차를 달리면 부산에서 대전까지 갈 수 있단다.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 웬만하면 고기를 먹지 말자.”[봄아, 우리가 희망을 만들자. 최열 저] 그래 우리, 일주일에 한 번이라도 지역에서 재배한 유기농 식품으로 채식식탁을 준비해보자.

 

전기 에너지 돌아보기

전기 에너지 사용도 돌아볼 게 많다. 먼저 사용량을 줄여야한다. 우리는 세계에서 열 번째로 전기를 많이 사용하고 있고, 1인당 전력소비량은 우리보다 GDP가 높은 일본·프랑스·독일·이탈리아·영국보다 많다. (참고로 현재 국내 전력 수요 중 가정용이 차지하는 비중은 14% 정도고, 산업계가 전체 전력의 55%를 소비하고 있다.)

또한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써야한다. 우리나라는 석유·가스 같은 1차 에너지 가격보다, 이걸 이용해 만든 전기(2차 에너지) 가격이 더 싸다. 산업계 전기요금은 원가 이하로 제공된다. 이런 기현상을 바로잡아야 한다. 산업계가 열원으로 사용하는 전기를 석유나 가스로 전환하면 전력난도 해결하고 에너지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피크오일(석유생산정점)

지금까지 살펴보았듯이 21세기에 인류가 풀어야 할 제일 큰 숙제는 기후변화 문제다. 그 주요한 원인은 석유·석탄·가스 같은 화석연료를 과다하게 사용하기 때문이다. 이 화석연료는 사실 식물들이 수억 년에 걸쳐서 만든 지하자원이다. 그런데 그 귀한 자원을 우리 인류는 200년 만에 거의 다 써버렸다. 국제에너지기구(IEA)도 마침내 2010년 보고서에서 세계의 원유생산이 2006년에 정점(피크오일)을 지났음을 인정했다. 이제 값싼 석유시대는 지나갔다. 석유 잔치는 끝났다!

 

사느냐, 죽느냐? 지금 지구 공동체의 사활이 걸려있다.

현재 지구와 인류가 맞이한 상황은 총체적인 위기다. 우리가 관성대로 예전과 같은 생활과 국가정책을 유지하면 지구의 미래는 절망적이다. 1912년 타이타닉호는 빙산과 충돌해 침몰했다. 우리도 이대로 가다가는 침몰할 게 뻔하다. 우리가 타이타닉호의 승객이라면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타이타닉호 위에서 의자 몇 개 바꿀 것인가, 아니면 배가 가고 있는 방향을 확 바꿀 것인가? 앞으로 10년이 매우 중요하다.

대부분 석유에 의존했던 생활방식은 지금 획기적인 방향전환을 하지 않으면 안 될 시점에 이르렀다. 피크오일과 자원-에너지-환경위기라는 사활적인 요인을 고려하지 않고 진보를 꾀하는 것은 망념일 뿐이다.”[녹색평론, 김종철]

사느냐, 죽느냐? 지금 지구 공동체의 사활이 걸려있다. 지구가 들려주는 경고를 새겨듣고 바로 행동해야 한다. 희망세상을 만들자. 우리가 희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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