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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열린전북] 사라져가는 ‘새’, 알아야 지킨다

두메풀 2013. 5. 16. 14:43

 

 

 

사라져가는 ‘새’, 알아야 지킨다


- 일상에서부터 탐조하기

 

 

 

 

 

 

자연과 생태이야기 [20]사라져가는 ‘새’, 알아야 지킨다
글쓴이 서광석(남원생태학교)    [2013년5월호]   

사라져가는 ‘새’, 알아야 지킨다
- 일상에서부터 탐조하기


보기 힘들어진 제비
지난 4월 12일은 강남 갔던 제비가 돌아온다는 삼월삼짇날(음력 3월 3일)이었다. 그런데 바로 그 다음날, 페이스북에서 반가운 소식을 접했다[사진]. 주용기(전북대 전임연구원, 환경운동가)님이 고창군 해리면과 심원면 마을에 제비들이 도착했다고 전한 것이다. 중양절(음력 9월 9일)에 강남 – 중국 양쯔강의 남쪽 - 갔던 제비가 이듬해 때에 맞춰 정확히 돌아왔다니, 새삼 절기와 생명활동의 질서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


제비와 제비집 - 2013년 4월 13일, 고창군에서 찍음.  ⓒ 주용기

어린 시절 우리 집 처마에 제비가 집을 짓고 살았다. 그 녀석들 배설물로 마루가 지저분해져 제비집 아래 판자를 대 주었다. 아예 식구처럼 한 지붕 아래 같이 산 것이다. "지지배배, 지지배배~~." 어미 제비가 먹이를 물고 와 새끼에게 먹이는 모습이 지금도 참 따뜻한 기억으로 남아있다. 하루에 300번 가까이 물어다 준다니 어미의 자식 사랑이 참으로 그지없다. 제비는 농작물은 먹지 않고, 농작물을 갉아 먹는 해충들을 주로 먹는다. 그러니 예로부터 참 고맙고 귀한 길조로 여겼다. 제비가 좋은 소식을 전하다고 여겨 우체국은 상징(로고)으로 삼았다.
그렇게 흔하던 제비를 요즘에는 거의 볼 수 없다. ‘레이첼 카슨’이 예견한 ‘침묵의 봄’이다. 왜 제비가 우리 곁을 떠났을까? 빠르게 진행된 도시화와 산업화가 주요 원인이다. 그동안 논은 사라지고 콘크리트 도시가 늘어났다. 또 농사에 농약을 많이 쓰니 제비 먹이인 벌레들이 급감했다. 농약이 제비 몸에 쌓이면 알 껍질이 얇아져 부화하지 못한다고 한다.
어디 제비뿐인가. 환경부에서 총 246종의 멸종위기야생동물을 법으로 지정·보호하고 있는데, 그 중 약 1/4이 야생 조류다. 황새, 저어새, 두루미, 크낙새, 노랑부리백로 등. 어린 시절 불렀던 동요 “따옥따옥 따옥소리~” 따오기도 멸종위기 상태다. 새 한 종이 멸종하기까지 100여종 생물이 함께 사라진다고 한다. 이렇듯 새들이 멸종위기에 처한 것은 전체 생태계의 위기임과 동시에 인간에 대한 사전경고다.


탐조 준비 - 따뜻한 옷, 모자, 도감, 쌍안경, 수첩
우리 곁을 떠나는 새를 지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새를 먼저 알아야 한다. 새도 ‘알면 보이고, 보이면 사랑하게 된다.’ 새들을 통하여 자연을 관찰하는 활동을 일컬어 ‘탐조(bird watching)’라 부른다. 탐조하기위해 반드시 유명한 탐조장소로 멀리 가야만 하는 건 아니다. 살펴보면 우리 주변에서 함께 살아가는 새가 의외로 많음을 알게 된다. 까치, 비둘기, 참새, 박새, 직박구리 등은 도심에서도 쉽게 만날 수 있다. 우리 생활 가까이에 있는 새들부터 관심가지고 자꾸 보아야한다.  
탐조하러 갈 때는 옷부터 주의해야 한다. 등산갈 때처럼 원색의 복장은 새들의 눈에 쉽게 띄니까 피해야 한다. 그러니 가급적 우중충한 옷을 따뜻하게 입고 가자. 새들은 총천연색으로 세상을 보고, 시력도 사람보다 몇 배나 더 좋다는 걸 기억하자. 따가운 햇살을 피하기 위해 챙이 달린 모자도 필수다.
사실 새는 경계심이 많아 사람이 가까이 가면 날아가 버린다. 그래서 제대로 보려면 쌍안경이 필요하다. 그렇다고 처음부터 비싼 쌍안경을 살 필요는 없다. 중저가 입문용 쌍안경을 준비하면 된다. 쌍안경을 밖에 나갈 때마다 가지고 다니면 다용도로 쓸 수 있다. 탐조뿐만 아니라 등산, 경치감상, 스포츠, 공연관람 등으로 활용하면 유용하다. 탐조망원경(필드스코프)이 있으면 자세한 부위별 특징과 행동을 관찰할 수 있어 좋지만, 이건 나중 일이다.

새 식별하기
새를 보다보면 ‘저 새 이름은 뭘까’ 궁금해진다. 사실 한반도에 450여종의 조류가 기록되었다니 놀랍다. 이 새들을 동정하기 위해 새 도감이 필요하다. 도감에는 새들의 분류뿐만 아니라 새의 각 부분 명칭, 분포도, 새를 식별하는 방법, 볼 수 있는 계절 등 다양한 정보가 실려 있다. 도감에서 본 새를 직접 처음 보았을 때 누구나 쾌재를 부르게 된다. 도감에 그 새를 본 날짜와 장소를 하나씩 기록하는 일은 탐조인들이 공통으로 느끼는 쏠쏠한 기쁨이다.
새를 식별하기 위해서는 먼저 관찰한 새의 크기나 모양새를 보아 어떤 분류군에 속하는지를 판단하는 해야 한다. 즉 오리류, 두루미류, 백로류, 기러기류, 도요새류 등. 또한 각 부위별 형태, 색깔, 길이, 자세, 행동, 서식지 등을 주의깊게 관찰해야 한다. 울음소리도 각 종마다 다른데, 주의 깊게 들으면 구별능력이 더 커진다. 탐조하러 갈 때 도감과 함께 작은 수첩을 가지고 가서 새의 외부 형태, 행동, 울음소리, 서식지 등을 기록해놓으면 도움이 많이 된다.



왜가리 - 몸 전체가 잿빛이고 덩치가 크다.


물까치 - 물가 주변 산림에서 흔하게 볼 수 있다.

탐조 - 생명의 고귀함을 아는 길
탐조활동의 진정한 의미는 무엇인가? “탐조란 한마디로 단순한 여가활동이 아닌 지적인 정신활동이다. 새를 통한 자연관찰은 인간과 자연과의 관계를 바라보는 눈을 뜨게 한다.  새 관찰을 통하여 새롭게 발견하는 환희를 만끽하고, 자연의 참 모습 속에 자신을 순화시켜가는 것이다. 이처럼 새를 찾는 궁극적인 목표는 인간과 생물이 공존하는 자연세계를 올바르게 인식하고, 생명의 고귀함을 터득하고자 하는 것이다. (습지와 새들의 친구 http://wbk.kr)”
새들이 살 수 없는 곳은 사람도 살 수 없다. 제비 없는 봄은 봄이 아니다. 제비꽃이 피면 제비가 우리 곁에 와야 정상이다. 해마다 봄이 오면 양희은의 ‘제비꽃에 대하여’란 노래를 들으며 제비를 만나고 싶은 간절한 바람이다.


< 참고>
(월간) 자연과 생태, www.econature.co.kr
그 곳에 가면 새가 있다, 김해창, 동양문고
(야외원색도감) 한국의 새, 이우신 외, LG상록재단
우리가 지켜야 할 멸종위기의 새, 국립생물자원관
에코샵 홀씨, http://www.wholese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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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8660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