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상사에서는 이제까지의 불사를 한 차원 뛰어넘는 새로운 불사를 하고 있다.
새로운 불교운동이다.
오늘은 그 천일기도 회향일이다.
<실상사 선언: 불사십조(佛事十條)>
한국 전통 사찰의 모든 불사에는 불교의 기본적 세계관과 시대정신이 담겨있다. 그리하여 그 절들은 오랫동안 아름다움의 맥을 이어온 것이다. 그러나 요즈음 일어나고 있는 대부분의 절 불사는 방향을 잃고 있다. 이러한 정황은 자칫 우리 선조가 이루어놓은 문화유산을 우리 세대에 이르러 파괴할 지경에 이르러, 우리나라 역사 문화와 불교의 앞날에 끼칠 부정적 영향이 크게 우려된다. 이에 우리는 한국 현대 불사가 올바르게 나아갈 바를 밝히고, 이를 바탕으로 실상사 불사를 실천적으로 추진하고자 한다.
1. 연기적 세계관의 불사
모든 사물은 유형무형의 미묘한 관계 속에 그물코처럼 이어져 존재한다. 불사 역시 마땅히 이러한 관계가 고려된 연기적 세계관과 시대정신을 반영하여야 한다.
2. 생명살림의 불사
모든 생명은 서로 의지하여 살아간다. 불사는 자연계-생명체-사람이 합일, 공존하는 것이어야 한다. 불사는 돌, 풀, 나무 등 모든 대상과 모든 생명을 모시고 보살피며 살리는 것이어야 한다.
3. 공동체를 살리는 불사
절은 우리 모두의 절이다. 그러므로 불사는 스님의 수행, 신도의 신행과 지역주민의 삶이 조화롭게 공존하며, 사부대중과 지역사회 공동체를 살리는 공간을 지어내는 것이어야 한다.
4. 절제의 아름다움이 있는 불사
땅의 선택, 건물 배치, 공간의 비움, 건축 규모, 재료, 장식, 표현 등이 올바르고 적절해야 한다. 따라서 불사는 권위적이거나 독선적이지 않고, 실용적, 합리적이어야 한다.
5. 대중적 협동의 불사
모든 불사는 특정 개인이나 단체에 의해 일방적으로 주도되어서는 안된다. 스님, 신도, 전문가, 지역 주민, 공공기관 등 관계자가 참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따라서 불사는 우선 올바른 절차를 협의하고, 그 협의 결과에 따라 진행되어야 한다.
6. 자연과 풍경을 배려하는 불사
불사는 본디 그 자체로서 자연과 풍경을 해치지 않고 더 빛나게 하는 것이다. 따라서 불사는 세속의 일반 건축보다 한층 더 자연을 배려하는 공존 공생의 건축이어야 한다.
7. 시대와 사회의 요구에 부응하는 불사
불사는 그 시대와 사회를 밝히는 등불이어야 한다. 불사는 시대정신과 사회적 요구를 찾아내어 그 시대, 그 사회가 요구하는 공간 창조 행위가 되어야 한다. 따라서 불사는 불교가 그 시대와 사회를 향해 발언하는 시대의식을 실천하는 장이 되어야 한다.
8. 고전의 정신을 계승하는 불사
불사의 전통은 물리적 형식의 전승이 아니라, 정신을 이어가는 것이다. 따라서 불사는 전통 형식의 반복이 아닌, 고전 정신의 창조적 계승이 되어야 한다.
9. 지역의 특성을 반영하는 불사
창의적 불사의 요체는 ‘제다움’을 담아내는 데 있다. 불사에는 그 지역의 기후, 풍토, 역사, 환경 및 삶의 문화가 배인 정체성을 담아내어야 한다.
10. 지속가능한 생태적 불사
생태적 지혜를 최대한 실천하는 여유로운 불사가 지속가능한 불사이다. 불사에는 자연에너지 활용 및 절감, 자원 재활용과 재생을 최대한 고려해야 한다. 그러므로 불사를 일으키기 전에 기존 건물의 활용 가능성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 불사는 무엇보다 자연생태적, 자연친화적이어야 한다.
< 지리산 실상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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