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7호] 도법스님과 함께 하는 즉문즉설 -수행이란 법에 맞게 사… |
글쓴이 : 인드라망 날짜 : 13-01-08 14:08 조회 : 336 |
수행이란 법에 맞게 사는 것, 자녀 교육 [도법스님 즉문즉설]
질문)세상에는 자기의 목표와 꿈을 갖고 주체적, 긍정적, 적극적으로 사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렇게 살아가는 것을 수행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그렇다면 굳이 종교나 수행이 필요할까요?
스님)우리가 생각하는 종교가 정말 종교일까요. 사람들이 생각하는 종교는 종교가 아닙니다. 관념이죠. 쉬운 예를 든다면, 인류 역사 속에서 일어난 전쟁 중에 종교전쟁이 얼마나 많습니까. 전쟁을 일으킨 종교는 이미 종교가 아닙니다. 집단 이기성을 나타낸 제국주의적 사고방식일 뿐입니다. 종교의 본래 취지를 잃어버린 것입니다. 불교는 이런 왜곡된 관념, 실상과는 다른, 목적과는 다른, 무지와 혼란들을 바로 보고 풀어가는 것입니다. 누가 예수고 누가 부처죠? 예수행하면 예수이고 부처행하면 부처인 것입니다. 기독교에서는 이웃을 내 몸처럼 사랑하라고 합니다. 원수를 사랑하라고 가르칩니다. 부처님도 표현만 다를 뿐 같은 것을 가르칩니다. 이것이 법이고 법에 맞게 사는 것이 수행입니다. 유마거사는 직심도량(直心是道場)이라고 했습니다. 절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는 거죠. 정직도 법의 한 내용입니다. 선방이나 법당, 절은 종교가 뭔지 배우는 곳이고, 실습하는 곳입니다. 배운 것을 내 삶의 현장에서 적용하고 살아가야 합니다.
질문 : 저희 사촌 조카가 중학교 3학년입니다. 지난 명절 날 영어 단어장을 보고 있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명절 때는 좀 쉬지’ 했더니 학원에서 명절 연휴 기간 동안 영어 단어 1000개를 외우라고 했답니다. 만약 다 못 외우면 체벌을 한다는 말을 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학원 선생님이 공공연하게 ‘학교에 가서는 자고, 학원에서 공부하라’고 한답니다. 더 놀라운 것은 이런 상황을 형님과 형수님이 별 일 아니라고 생각한다는 것이고, 아이도 아무렇지도 않다고 인식한다는 거죠. 이런 경우 제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답이 안 나옵니다. 스님께서는 어떻게 이야기할 수 있는지요?
답변 : 불교적으로 사안을 정리해 봅시다. 첫째, 아이들의 인생은 아이들의 인생이지 부모의 것이 아닙니다. 아이들은 스스로 잘 커갈 수 있다고 봅니다. 그런데 부모들은 부모가 키워야 한다고 생각하는 데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부모가 키운다고 아이들이 클까요? 아이들은 스스로 커고 스스로 삶을 만들어 갑니다. 즉 불교적으로 말하면 천상천하 유아독존의 존재이지요.
둘째, 자기 삶을 만들어 갈 주체는 누구일까요? 역시 아이 자신입니다. 어른들은 아이가 자기 삶을 스스로 찾아내고 잘 만들어 갈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하는 거예요. 그런데 어른들은 자신이 생각하는 인간을 만들려고 해요. 그러니 부모가 힘들 수밖에 없습니다. 부모만 힘든 것이 아니라 아이들은 본인들의 주체성, 자립성, 창조성이 억압됩니다. 그러니 주체적으로 자립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역량이 길러지지 않지요. 그런 면에서 현대교육은 근본적으로 잘못되었다고 봅니다. 인간교육은 없고 오로지 기능인을 키우는 것이 오늘날 교육입니다. 따라서 부모들이 할 수 있는 일은 아이들 스스로 자기 인생을 찾고 만들어가도록 돕는 역할일 것입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정확하게 봐야 할 것이 있습니다. 명절 때 단어를 외워야 하고 만약 외우지 못하면 때려서라도 외우게 한다는 게 우리의 현실이라면, 그렇게 공부해서 명문대를 간다면 정말 그 아이는 행복할까요? 실제 확인해 보면 어떨까요? 인생 길어봐야 70~80년 인데 대학교까지 나오려면 23,4년 걸리지 않습니까? 일류대학이 목표라면 아이들은 20년 동안 불행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아이가 아이로서 인생을 살 수 없고 어른들의 욕망을 강요받는 생활을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내가 만나 본 많은 사람 가운데 명문대를 나온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 삶이 정말 행복할까에 대한 의문이 많이 들더군요. 물론 이런 문제들은 우리 사회를 지배하는 가치의식이나 사회구조적인 문제 또는 삶의 방식 등을 함께 짚어봐야 합니다. 뿐만 아니라 이런 구조적인 문제를 고치는 노력도 필요하며, 개인이 어려우면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연대해서 고쳐야죠.
따라서 우리들은 아이들 인생의 주인은 아이들 자신이라는 것, 그 존재는 천상천하 유아독존이라는 것을 깨닫고, 아이들은 주체적이고 자립적으로 자신의 인생을 찾고 만들어 갈 수 있는 무한한 가능성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돕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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