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환경교육 10년 2006년이 저물어가고 있습니다. 어느 한 해 특별하지 않은 해가 없고 다사다난하지 않은 해가 없겠지만 학교 환경교육에 있어서 2006년은 꽤 특별한 해로 기억되고 지났어야 했는데 마음과 기대만큼 그렇지는 못했던 것 같습니다. 아시다시피 우리나라 학교 환경교육은 제6차 교육과정의 개정과 함께 매우 급격한 변화를 겪게 됩니다. 즉, 중학교와 고등학교에서 '환경'을 선택교과의 하나로 포함하는 결정을 하게 된 것이지요. 이러한 변화에 대해 기존의 보고서와 저서들은 다음과 같은 두 가지 측면에서 의의를 찾고 있습니다. 첫째, 해방 이후 국가교육과정이 성립된 이후에 새로운 교과목이 신설된 것이 처음이라는 점입니다. 1995년까지 학교를 다닌 사람들은 학교에 가면 매학기 교실앞에 시간표가 정해져서 붙어 있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학생들의 의사와 무관하게 한 반 학생들은 모두 같은 시간표에 따라 수업을 들으면 되었죠. 그렇지만 제6차 교육과정이 도입되면서 선택이라는 새로운 개념이 적용되기 시작했고, 그 과정에서 새로운 교과목이 추가되게 된 것이죠. 둘째, 제6차 교육과정이 만들어지고 있던 1990~1992년 사이에 우리나라에서는 역사상 가장 중요한 환경문제가 발생하게 되는데 그것이 바로 낙동강 페놀 오염 사건이지요. 꼭 그래서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환경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급속하게 확대되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보다 체계적이고 근본적인 수단으로서 교육을 채택하게 되면서 학교 교육과정에 환경을 독립 과목으로 포함하는 획기적인 조치가 취해지게 됩니다. 아직까지도 이러한 교육 외적인 목적에 교육을 도구화하고 복속시키는 것이 바람직한가에 대해 문제제기가 있습니다. 그리하여 1996년부터 중고등학교에 제6차 교육과정이 적용되기 시작하고 현장에서 환경을 담당할 교사를 양성하기 위하여 몇 개 대학에 환경교육과가 만들어지게 됩니다. 물론 그 이전부터 현직 교사들을 대상으로 하는 부전공 자격연수가 진행되었고 2006년 현재 환경과 부전공 자격연수를 거친 현직 교사만해도 약 1,000명 이상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니까 독립교과로서의 환경이 시작된 것, 사범대학 시스템 속에서 환경(교육과)이라는 존재가 시작된 것, 중고등학교의 현직 교사들이 전공했고 그때까지 그들이 가르치던 과목이 아니라 '환경'이라는 낯선 과목을 가르치기 시작한 것이 10년이 된 셈입니다. 그 사이에 많은 변화가 있었는데 그 변화에 대한 평가는 보는 이의 처지와 관점에 따라 무척 다양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다만 평가의 내용이 될 수 있는 사실 자료를 보면 그리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형식적인 통계상으로 전국에서 약 1천개의 중고등학교가 환경을 선택하고 있고, 수만명의 학생들이 환경을 배우고 있지만 그 교실 하나하나를 들여다 볼 때 얼마나 의미있고 우리가 기대하는 수준과 내용을 갖춘 환경교육이 실제로 진행되고 있는가에 관하여 의문과 걱정이 적지 않습니다. 지난 10년동안 임용을 통해 선발된 환경 교사는 총 54명에 불과합니다. 환경교육을 전공한 교사 10명 중 1명 정도만이 교사가 될 수 있는 기회를 가졌습니다. 환경을 가르치고 있는 전체 교사 1천명 중 700명은 엄밀한 의미에서 여전히 무자격자들입니다. 여전히 많은 고 3의 교실에서 자습이 진행되고 있고, 중학교와 고등학교에서 비디오가 교사를 대신하고 있으며, 지난 2년 동안 단 1명만의 환경 교사를 임용하여 환경교육과에 재학중인 많은 학생들을 전과하거나 부전공쪽으로 방향을 돌리도록 만들고 있습니다. 더욱이 최근 들어 모 국회의원이 국회에서 환경교육에 대해 매우 편향적이고 편파적인 내용과 형식으로 질의를 가장한 주장을 하고, 그 사실을 보수언론들이 받아 옮기면서 환경교육에 대한 무지와 무책임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바 있습니다. 결국 환경보전과 환경교육에 대한 사회적 투자를 그만해야 한다는 말을 하기 위해 메카시즘적인 발언도 서슴치 않았습니다. 이제 학교환경교육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지 10년이 되었습니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그 사이 정말 많은 것이 변했습니다. 어쩌면 우리는 지난 10년 동안 꿈을 꾸었던 것인지도 모릅니다. 우리가 기대하고 그려왔던 것들을 현실로 만들기 위한 궤도(로드맵)를 그려왔는지도 모릅니다. 이제 꿈의 10년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싸워야 할 시점에 왔습니다. 경쟁의 시대에 공생의 가치를 말하는 환경교육... 처음부터 이길 수 없는 싸움이었거나 아니면 결국 이겨야만 존재할 수 있는 그런 싸움을 시작한 것이거나 둘 중 하나인 것 같습니다. 글쓴이 : 이재영
'환경생태, 기행 > 생태, 환경' 카테고리의 다른 글
환경관련 사이트 (0) | 2007.02.01 |
---|---|
새로운 자연체험 패러다임 (0) | 2007.01.31 |
지구를 살릴 수 있는 기한 10년 남았다 (0) | 2007.01.29 |
키드넷 - 환경교육 활동 프로그램 데이터베이스 (0) | 2007.01.26 |
한국환경교육네트워크 (0) | 2007.01.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