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경스님 편지 한 장 남기고 잠적
문수스님 소신공양 이후 종단에 실망..."초심으로 돌아가고 싶다"
수경 스님이 1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견지동 조계사에서 열린 문수 스님 소신공양에 대한 기자회견에서 눈을 감고 슬퍼하고있다. 문수 스님은 지난 31일 4대강 사업 중단을 요구하며 소신공양 하였다.ⓒ 민중의소리 양지웅 기자
수경 스님(61)이 편지 한 장을 남겨놓고 사라졌다. 화계사 주지자리와 조계종 승적도 내려놓았다.
수경 스님은 화계사내 자신의 방을 정리하고 자신의 가사와 장삼을 법당 불전에 올려놓고 잠적했다. 휴대폰까지 해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님은 14일 ‘다시 길을 떠나며’라는 글을 측근에게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글에서 스님은 “문수 스님의 소신공양을 보면서 나 자신의 문제가 더욱 명료해졌다. ‘한 생각’에 몸을 던져 생멸을 아우르는 모습에서 지금의 내 모습을 분명히 보았다”면서 “나 자신의 생사문제도 해결하지 못한 사람이다. 그런데 어떻게 내가 지금 이대로의 모습으로 살아갈 수 있겠나. 대접받는 중노릇 하면서, 스스로를 속이는 위선적인 삶을 이어갈 자신이 없다”고 밝혔다.
스님은 또 “환경운동이나 NGO단체에 관여하면서 모두를 위한다는 명분으로 한 시절을 보냈다. 비록 정치권과 대척점에 서긴 했지만, 그것도 하나의 권력이라는 사실을 깨닫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하지만 나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무슨 대단한 일을 하고 있는 생각에 빠졌다”고 소회했다.
스님은 “얼마가 될지 모르는 남은 인생은 초심으로 돌아가 진솔하게 살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내게 돌아올 비난과 비판, 실망, 원망 모두를 약으로 삼겠다. 나는 다시 길을 떠난다. 어느 따뜻한 겨울, 바위 옆에서 졸다 죽고 싶다”라고 글을 맺었다.
한 언론보도에 따르면 수경 스님은 최근 구토증세를 보일만큼 심신이 극도로 피로해져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관스님은 “문수 스님 소신공양 이후 소신공양의 의미를 축소하는 종단의 종단의 행태에 크게 실망했다”고 전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경스님은 1967년 수덕사에서 사미계, 1970년 범어사에서 구족계를 받았으며 2006년 6월 화계사 주지로 임명된 후 올해 4월 화계사 주지로 재임명됐다.
환경운동에 줄곧 몸담아온 스님은 2000년 범불교연대 상임대표와 2001년 9월 이후 불교환경연대 상임대표를 맡아왔으며 최근에는 4대강사업 반대를 위한 활동에 주력해왔다.
문수 스님 소신공양, "MB심판 한 맺힌 목소리"
홍민철 기자
<김동현 기자 mailto@v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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