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이 땅의 참 주인/동물(새...)

<영화이야기>야생동물과의 짧고 아픈 이별

두메풀 2008. 4. 5. 18:12

야생동물과의 짧고 아픈 이별
우리는 이곳을 길이라 부르고 이들은 이곳을 집이라 부른다

  등록일: 2008-03-24 18:36:08   조회: 833  


▲<어느 날 그 길에서> 황윤 감독 다큐멘터리 3월 27일 개봉

토종 거북 남생이가 도로변을 힘겹게 걸어가는 장면에서 시작하는 이 영화에는 세 명의 좀 무뚝뚝한 인간적인 남자들(야생동물 교통사고 조사원)과 아주 많은 야생동물들의 주검이 등장한다. 인간을 위한 도로, 실은 인간들도 종종 희생당하는 그 길은 인간이라는 생물체가 만들어낸 괴물의 공간이다. 길이 닦이기 전부터 그곳에서 살아온 야생동물들에게 그 도로는 여전히 자신들의 영토일 것이다. 야생동물들은 번쩍거리는 두 눈의 거대하고 빠른 동물들을 피해서 그 영역을 조심스럽게 건너다닐 것이다. 그런대도 그들은 어이 없이 죽어간다. 60km 이상을 달리면 운전자도 어쩔 수 없다는 속도. 이 영화는 그래서 도로 건설과 생태 통로를 내라고 말하고 싶어 하는 영화일까?

영화를 보는 80여분 동안 이곳 저곳에서 흐느끼는 소리들이 들렸다. 그들은 죽어가는 동물에게 미안해서 우는 것일까? 아니면 무수한 생명들을 바람결 먼지로 만들어버리는 그 체제에서 인간 역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을 알기에 우는 것일까? “경쟁에 온 몸을 던지라“고 명하는 신자유주의 시대의 압력 속에서 인간은 이제 다른 생명체와 별다름이 없이 내팽겨쳐지고 있는 자신들과 만나기 시작했다. 그 고속도로 위에서 죽어가는 무수한 생명들과 별 다름없이 보호막 없이 살아가는 삶에 대한 성찰, 내게 이 영화를 그런 성찰을 하게 하는 영화로 읽힌다.

영화가 개봉하면 나는 황윤 감독의 첫 번째 작품, <작별>을 보러갈 것이다. <작별>은 <어느 날 그 길에서> 이전에 만든 작품으로, 선천성 백내장을 가지고 태어난 동물원의 새끼 호랑이를 다룬 작품이라고 한다. 야마가타 국제 다큐 영화제 우수상을 수상한 수작이라고 하는데, 수작이 아니더라도 나는 작품을 보러 갈 것이다. 동물원에서 보호를 받는 목숨이건 야생에서 보호받지 못한 목숨이건 간에 별 차이가 없는 삶이 아닌가? 그 어떤 목숨도 보호받지 못하는 ‘생명 권력’의 시대를 이야기 하기 위해서 학생들과 함께 영화를 보러 갈 것이다. 배제된 자들이 세상을 가득 매우는 시대가 오고 있음을 푸코는 다음과 같은 말로 예견했다.

"중세 군주들의 권리는 인민을 ‘죽게 만들고,’ ‘살게 내버려두는’ 권력이었다. 19세기 근대에 새롭게 정착된 권리는 ‘살게 만들고’ ‘죽게 내버려두는’ 것이다."(푸코, <사회를 보호해야 한다> 중에서)


      글 : 조한혜정(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 연세대 문화인류학과)
      담당 : 미디어홍보위원회 홍보팀 박해정

var md5_norobot_key = 'b911f381ef437405e57e24b655f02635'; // 글자수 제한 var char_min = parseInt(0); // 최소 var char_max = parseInt(0); // 최대

팔팔이친구 08-04-02 11:10
답변 삭제  
소프라노 조수미씨가 친필로 감동적인 응원의 편지를 보내주셨습니다.

그리고 영화배우 조재현씨와 시사프로그램 진행자이자 개그우먼인 김미화씨가
영화의 의미에 깊이 공감하며 나레이션 목소리를 맡아주셨습니다.

편지와 예고편 보기: http://www.OneDayontheRoad.com
팔팔이의 … 08-03-27 19:01
답변 삭제  
한국에서 야생동물의 입장에서 만든 영화가 극장에서 개봉되는 것은 한국 영화 역사상 처음입니다.
이 땅의 야생동물을 지키고 싶은 여러분의 많은 성원과 관람 바랍니다.
---------------------------------------------------------------------------------------------------------------------
국내 최초, '동물원'과 '로드킬'에 대한 극장용 다큐멘터리
한국 영화계에 특별한 다양성을 더하다!

국내 영화계에서 독보적으로 생태적 감수성이 빛나는 영화들을 만들어 온 황윤 감독의 다큐멘터리 두 편이 동시에 극장에서 개봉됩니다. 한국에 도로가 생긴 이래 처음 실시된 '야생동물 로드킬' 연구조사 과정을 담은 다큐멘터리 <어느 날 그 길에서>와 동물원이 생긴지 100년 만에 처음으로 관람객이 아닌 갇힌 야생동물의 시선으로 동물원을 바라본 다큐멘터리 <작별>.

<작별>이 “동물원” 철창 안에 갇힌 야생동물들의 삶을 보여준다면, <어느 날 그 길에서>는 “도로”와 “자동차 문명”에 결박된 야생동물들의 현실을 보여줍니다. 콘크리트 건물과 자동차에 갇혀 점점 외로워지는 우리들의 쓸쓸한 마음에, 생태적 감수성을 되찾아 주는 가슴 뭉클한 다큐멘터리영화 두 편. 잃었던 생명의 울림과 흐름을 되찾고 싶은 여러분의 많은 응원과 관람을 바랍니다. 

---------------------------------------------------------------
<어느 날 그 길에서> SYNOPSIS  : 넌 왜 그 길을 건너고 있었을까?

건너편 숲에 가고 싶은 토끼, 옹달샘의 물을 마시고 싶은 고라니 가족이 길을 건넌다. 차들이 질주하는 도로 한 복판을 건너는 그들에게 '눈에서 불을 뿜는 동물'은 너무 빠르고 무섭다. 태영,천권,동기는 국내 최초로 본격적인 로드킬(Roadkill,야생동물 교통사고) 조사를 한다. 그들은 조사를 위해, 나는 촬영을 위해 차들이 질주하는 위험한 도로 한복판으로 걸어 들어간다. 우리의 카메라에는 인간의 길 위에 버려진 생명들의 소중한 사연과 이야기가 하나 둘 쌓이기 시작한다.

<작별> SYNOPSIS  : 동물원에 간다는 것, 동물원에 산다는 것

동물원에서 태어난 새끼 호랑이 크레인은 날 때부터 몸이 약하다. 엄마 호랑이 선아가 새끼를 낳고서도 돌보지 않아 사육사들의 손에서 자라는 크레인은 외로움을 많이 탄다. 자원봉사자 혜진은 호랑이, 재규어, 퓨마 등 맹수들에게 장난을 치고 각자의 이름을 부르는 등 동물들을 다정하게 대해주지만, 그녀가 아끼는 동물들은 자꾸 병들어간다. 수의사 영준은 자원봉사로 다친 야생동물들을 구조하러 다닌다. 그들의 아픈 현실을 알게 될수록 숲에서 마주치는 동물들의 발자국은 그에게 더욱 소중하게 다가온다.


DIRECTOR | 생명을 사랑하는 아름다운 다큐멘터리스트 | 황윤 감독

생태적 감수성과 관점으로 만들어진 영화가 많지 않은 한국 영화계에서 이와 관련된 다큐멘터리 제작에만 10여년 가까운 시간을 보내온 황윤 감독은 <작별>(2001)을 시작으로 <침묵의 숲>(2004), <어느 날 그 길에서>(2006)로 이어지는 '야생동물 3부작'을 만들며 분야 최고의 다큐멘터리스트로 떠올랐다. 동물원에서 시작된 황윤 감독의 야생동물에 관한 다큐멘터리는 점차 야생의 서식지로 이동, 인간중심적 시선을 넘어 '생태계'라는 공동체의 관점에서 현대 문명의 아이러니한 문제점들과 생명흐름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
<어느 날 그 길에서> & <작별> 개봉관 현황 (2008년 3월 26일 현황)

서울: 하이퍼텍 나다 (대학로 동숭아트센터 내) / 3월 27일 개봉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씨네스튜디오)  /3월 27일 개봉 
대구: 동성아트홀 / 3월 24일 (월) 개봉
대전: 대전아트시네마 / 4월 1일 (화) 개봉
광주: 광주극장 / 4월 10일 (목) 개봉
부산: 국도극장/ 3월 29일 (토) 개봉
* 서울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는 <어느 날 그 길에서> 만 상영되고, 
  나머지 모든 개봉관에서는 <어느 날 그 길에서>와 <작별>을 모두 보실 수 있습니다.
*개봉관 현황이 계속 업데이트 되고 있습니다. 정확한 개봉관 소식은 홈페이지를 확인해 주세요.
*단체관람 할인혜택이 있습니다.
----------------------------------------------------------------------------------------------------------------------
*공동체상영 신청 http://www.OneDayontheRoad.com    oneday2008@naver.com
* "팔팔이의 친구들' (<어느 날 그 길에서>,<작별> 상영을 응원하는 사람들) 모집!
http://cafe.naver.com/882friends


<어느 날 그 길에서> <작별> 공식 홈페이지
http://www.OneDayontheRoad.com

'생물...이 땅의 참 주인 > 동물(새...)'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길앞잡이  (0) 2008.06.09
직박구리  (0) 2008.04.25
흰뺨검둥오리, 청둥오리...  (0) 2008.04.02
백로  (0) 2008.03.24
기러기  (0) 2008.03.24